야구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점수를 많이 내고 실점이 작으면 이기는 경기입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각 팀이 행하는 전략은 모두 다릅니다. 강타자들을 앞세워 홈런을 통해 한 방을 노리는 팀, 높은 출루율과 도루를 앞세워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가는 팀, 혹은 극단적인 방어를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하는 팀 등 감독과 선수의 역량과 선호에 맞춰 팀의 색깔을 맞춰나갑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수익을 내는 목표는 모두가 같지만, 투자 방법은 제각기 다릅니다. 먼저 주식에 투자하거나, 채권에 투자하거나, 원자재에 투자하는 등 투자 대상이 모두 다릅니다. 또한 가치 투자를 하거나, 모멘텀 투자를 하거나, 알고리즘을 이용해 투자하는 등 투자 철학도 모두 다릅니다. 작은 수익을 꾸준히 얻는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한 번에 큰 수익을 얻는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즉, 투자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사실은 2022년 한해가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는 점일 것입니다. 먼저 고통의 원인은 인플레이션에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제로금리 유지 및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넘쳐난 돈의 양이 인플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더해졌습니다. 보통 연 2%대의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던 선진국들이 5~1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보였으며, 신흥국의 경우 터키(73%), 베네수엘라(210%), 아르헨티나(72%) 등 국가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습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0%대이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급격히 인상을 단행하여 현재 3%대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FED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4%대까지 금리를 인상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그 속도가 유례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0.25%p씩 금리를 인상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번에 0.5%p, 0.75%p씩 인상하는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아직까지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죠.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통적인 안정형 투자자산인 채권도 고전했습니다. 이자율과 채권은 역의 관계가 있기에 급격한 이자율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올 초부터 현재(10/26일)까지 미국 장기채 ETF는 -27%, 미국 중기채 ETF는 -12%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주식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먼저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주식 시장 자체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수십 년간 이어진 금리인하로 인해 성장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성장주에 치명적이었습니다. S&P500과 NASDAQ150은 올해 각각 -18%, -28%가량 하락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가장 전통적인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도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간 주식과 채권의 낮은 상관관계로 인한 분산효과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 한해 주식과 채권 모두 최악의 손실이 발생하여 포트폴리오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전략이 올 한해 손해를 기록했을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헤지펀드들의 전략별 성과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먼저 EQ L/S은 가장 기본적인 주식 롱숏 전략입니다. 전반적으로 -12.78% 수익률을 기록해 주식시장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지만,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는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였습니다. Long Biased는 매수에 초점을 맞춘 전략입니다. 주식시장의 하락폭 만큼 하락하였습니다. 시장 환경에 따라 자산군 위주로 투자를 하는 매크로 전략은 3.98%의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특히나 글로벌 매크로 전략은 10.58%라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Credit 전략은 이자율 급등으로 인한 채권의 하락 때문에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Quant 전략입니다. 올 한해 12.35%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추세추종(모멘텀 전략)은 20.57%, 매니저의 판단이 아닌 모델을 기반으로 매크로 투자를 하는 Quant Macro는 21.40%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퀀트 전략도 언제나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 그림은 바클레이에서 제공하는 CTA 전략의 인덱스입니다. 198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였지만,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여년동안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주식이 대세 상승장이었던 것에 비하면 CTA 전략을 추구하는 매니저들은 상당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반면 2020년부터는 다시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0년 5.43%, 2021년 5.03%, 2022년 9.26%)
이처럼 투자의 세계에는 수많은 전략이 존재하지만 모든 시점에 완벽하게 작동하는 전략이란 없습니다. 따라서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러 전략에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전략에 동시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Multi 전략의 수익률이 7% 기록한 것이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이유로 불리오 글로벌 EMP 전략에서는 널리 인정받는 자산배분 전략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서 구현합니다.
대표적 정적 자산배분 전략인 올웨더 전략, 저평가 국가를 발굴하는 밸류 전략, 추세추종을 기반으로 하는 모멘텀 전략에 전략 배분을 하여 어느 시장 국면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2022년, 한 해 (달러기준) 성과를 살펴보면 올웨더 전략과 밸류 전략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모멘텀 전략은 32%의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략 배분을 하는 불리오 포트폴리오 역시 플러스 수익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전략배분으로 인한 효과는 올 한해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백테스트 성과를 살펴보면, 특정 전략의 성과가 좋지 않을 때 다른 전략은 성과가 양호하여 전체 포트폴리오를 받쳐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구간에서 플러스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이 불리오 포트폴리오가 ‘자산배분+전략배분’을 택한 이유입니다.